전기차 보급에 앞장서온 정부가 이제는 ‘양보다 질’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환경부는 오는 2027년부터 배터리 에너지 효율이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1톤 전기트럭에 대해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단순한 예산 조정 차원이 아닌, 기술력 중심의 전기차 생태계로 나아가기 위한 본격적인 변화다. 특히 에너지 효율성이 낮아 가격 경쟁력에만 집중했던 일부 중국산 전기트럭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되며, 국내 전기차 시장에도 일정 수준의 정화 작용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책은 전기차가 단순한 ‘전환 수단’을 넘어서 고품질 모빌리티로 진화하도록 유도하려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담긴 조치로 평가된다.
구체적으로, 환경부가 행정예고한 ‘전기자동차 보급대상 평가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고시안’에 따르면, 1톤급 전기트럭의 배터리 에너지 밀도 기준치를 525Wh/L로 설정하고, 이 수치에 미달하는 차량은 2027년부터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기존에는 배터리 용량이나 주행 거리만으로도 보조금을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배터리의 단위 부피당 에너지 저장 능력까지 평가 기준에 포함된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의 기술력과 효율성 확보를 정책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국산 모델 중 현대차의 ‘포터2 일렉트릭’과 기아의 ‘봉고3 EV’는 해당 기준을 충족하여 계속해서 최대 1,700만 원 수준의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반면, 일부 해외 저가 모델은 기준 미달로 인해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전기차 충전 시스템의 정보 제공 기능도 대폭 강화된다. 개정안에는 충전 중 배터리 충전 상태(SOC, State of Charge)를 실시간으로 사용자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규정이 포함되었으며, 이를 위해 충전 커넥터를 통해 차량 내부 배터리의 충전량 정보를 외부 장치로 전송할 수 있는 기능이 의무화된다. 이 기능은 단순히 사용자 편의성 향상에 그치지 않고, 전력 사용량의 효율적 관리, 충전 인프라 최적화, 고장 예측 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분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소비자는 언제 어느 정도 충전이 진행되고 있는지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불필요한 충전 대기를 줄일 수 있으며, 충전소 운영 측면에서도 효율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안전성과 사용자 경험 강화를 위한 세부 규정도 추가된다. 차량 내 계기판에는 배터리 잔량을 시각적으로 명확하게 보여주는 기능이 탑재되어야 하며, 배터리 잔량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운전자에게 경고를 주는 시스템도 필수 장비로 지정된다. 제조사들은 2025년 상반기까지 이 기능들에 대한 성능 검사를 마쳐야 하며, 2025년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해당 기준을 충족한 차량만 시장에 출시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업그레이드를 넘어, 전기차 사용자에게 안정감 있는 주행 경험을 제공하고, 더 넓은 범주의 소비자층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다. 전체적으로 이번 정책은 국내 전기차 시장에 기술 중심의 경쟁 구도를 정착시키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도 국내 기업들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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