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수소 상용차 생태계 확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최대 국영 정유회사 시노펙(Sinopec)은 2024년 4월부터 중국 남부 광시성 지역을 중심으로 총 1,150km에 달하는 물류 노선에 대형 수소연료전지트럭(FCEV)을 본격 투입하며 친환경 운송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운행 구간은 내륙도시 충칭에서 출발해 친저우 항구까지 연결되는 전략 물류 루트로, 시노펙은 해당 노선에 총 4개의 수소 충전소를 직접 설치하고 운영 중이다. 이 수소 충전소는 모두 현지에서 생산된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며, 효율적인 공급망과 지속 가능한 운영체계를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시노펙이 확보한 연간 수소 생산 능력은 약 40만 톤 규모에 이른다. 이는 이론적으로 약 36만 대의 수소 상용차에 연료를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며, 해당 노선에서만 연간 22만 건에 달하는 양방향 물류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정부는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수소 에너지 기반의 대규모 화물 운송 체계를 현실화함으로써, 중국은 자국의 물류 효율성 향상은 물론, 탄소 중립 로드맵 실현에도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다. 시노펙은 수소 에너지의 활용 범위를 더욱 넓히기 위한 기술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23년에는 연간 2만 톤 규모의 태양광 기반 녹색 수소 생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공했으며, 이어 칭다오 정유공장에서는 해수를 활용한 전기분해 수소 생산 기술 개발에도 성공했다. 이는 기존 담수 기반 수소 생산 방식에서 벗어난 혁신적 시도로, 자원 활용 효율성을 극대화하며 향후 대규모 수소 생산의 새로운 표준이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제 수소에너지 분야에서도 중국의 존재감은 뚜렷하다. 유럽연합 산하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중국의 수소 충전소 설치 수는 유럽 대비 약 42% 앞서고 있으며, 수소차 등록 대수와 수소 생산 인프라, 기술 투자 측면에서도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정부 주도의 전략적 투자, 국영기업 중심의 대규모 인프라 구축, 자국 기술력에 기반한 수소 모빌리티 개발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결과로 해석된다. 시노펙을 중심으로 한 중국의 수소 모빌리티 전략은 단순한 수송 기술의 진화를 넘어, 글로벌 친환경 운송 시장의 판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탄소 배출 규제 강화와 전기 상용차 충전 인프라의 한계에 직면한 주요국들 사이에서, 중국이 선제적으로 수소 기반 물류 체계를 상용화한 점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앞으로 중국의 대형 수소트럭 확산 모델은 세계 각국의 수소 전략에도 하나의 참고 지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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