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가 내년 전기 상용차 시장에서 다시 한 번 판을 흔들 준비에 들어갔다. 신차 출시 자체는 많지 않지만, 이미 시장에서 반응을 확인한 전기 목적기반차량(PBV) PV5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촘촘하게 확장하며 실수요층을 정조준하고 있다. 특히 내년 등장할 예정인 ‘PV5 오픈베드’는 전통적인 1톤 전기트럭 수요를 흡수할 핵심 카드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기아의 내년 신차 계획을 살펴보면 승용 라인업에서는 차세대 셀토스를 제외하면 대대적인 변화가 많지 않다. 대신 상용 및 PBV 영역에서 전략적 확장이 눈에 띈다.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출고를 시작한 PV5 패신저와 카고는 단기간에 판매량을 끌어올리며 전기 상용차 시장의 흐름을 바꿔 놓았다. 기존 전기 1톤 트럭이 사실상 독점하던 구조에서, 플랫폼 기반 전기 상용차라는 새로운 선택지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미지출처 마슈마론
PV5의 가장 큰 강점은 ‘확장성’이다. 단일 차체를 기반으로 용도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변형할 수 있다는 점은 PBV 전략의 핵심이다. 기아는 내년을 기점으로 PV5의 파생 모델을 본격적으로 늘릴 계획이며, 내장탑차와 냉동탑차, 그리고 오픈베드가 그 중심에 있다. 이 가운데 시장의 관심이 가장 집중되는 모델이 바로 오픈베드다. PV5 오픈베드는 화물칸이 완전히 개방된 구조를 채택해 기존 카고 모델과 성격이 뚜렷하게 구분된다. 후면뿐 아니라 좌우 측면까지 개방 가능한 설계를 적용해 상하차 효율을 극대화했다. 이는 물류 현장이나 소규모 사업장에서 반복적인 적재·하역 작업이 많은 사용자들에게 결정적인 장점으로 작용한다. 기존 전기 밴 기반 카고 모델에서 불편함으로 지적됐던 적재 접근성 문제를 정면으로 해결한 셈이다. 차체 크기 또한 전략적으로 설정됐다. PV5 오픈베드는 전장 약 5m, 축간거리 3m 수준으로, 전통적인 1톤 트럭보다 전체 길이는 짧지만 휠베이스를 늘려 주행 안정성을 확보했다. 도심 골목이나 물류 거점 진입이 잦은 환경에서 기동성을 확보하면서도, 적재 효율을 희생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전폭은 기존 1톤 트럭 대비 넓어져 차체 안정감이 향상됐고, 전고는 작업성을 고려해 과하지 않게 조정됐다.

전기 상용차의 특성을 살린 기능도 강화됐다. 적재함 바닥에는 고강도 소재가 적용돼 중량 화물 적재 시 내구성을 확보했고, 외부 전력 사용이 가능한 V2L 기능도 포함된다. 이를 통해 단순 운송 수단을 넘어 이동식 작업차, 현장 장비 운용 플랫폼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다. 이는 전기 상용차를 단순히 ‘연료가 바뀐 트럭’이 아니라 ‘작업 환경을 바꾸는 도구’로 정의하려는 기아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파워트레인은 실용성을 우선했다. PV5 오픈베드는 전륜구동 싱글모터 구조를 유지한다. 이는 기존 포터 일렉트릭이나 봉고 EV가 채택한 후륜구동 방식과 다른 선택이다. 출력 수치만 놓고 보면 전통적인 1톤 전기트럭보다 낮아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상용 환경에서는 충분한 토크와 부드러운 가속 특성이 작업 피로도를 줄이는 데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판단이다. 배터리 구성 역시 현실적인 접근이 돋보인다. 스탠다드와 롱레인지 두 가지 사양으로 나뉘며, 주행거리는 각각 도심 물류 기준에서 충분한 수준으로 설정됐다. 장거리 운송보다는 도심·근거리 물류, 자영업자 운용 환경에 맞춘 세팅이다. 이는 하루 주행 패턴이 비교적 일정한 상용차 특성을 고려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출시 시점은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관련 인증 절차가 이미 마무리된 만큼 시장에서는 내년 초 또는 상반기 중 등장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특히 전기 상용차 보조금 정책과 맞물려 실제 고객 인도 시점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기아로서는 보조금 확정 이후 빠르게 물량을 투입해 초기 수요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격 역시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다. PV5 카고가 기존 전기 1톤 트럭 대비 합리적인 가격 전략을 택했던 만큼, 오픈베드 역시 비슷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만약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한다면, 기존 포터·봉고 중심의 전기 상용차 시장 구도는 상당 부분 흔들릴 수 있다. 이미 PV5는 짧은 기간 동안 의미 있는 판매 성과를 거두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여기에 오픈베드가 추가되면, 전기 상용차 시장은 단순한 대체재 경쟁을 넘어 구조적인 전환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 기아의 다음 한 수가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바꿀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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