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1월 26, 2026
■디젤트럭■ 운송.정보‘고수익 보장’ 화물차 투자 사기… 160억 원 가로챈 운수업체 대표 구속

‘고수익 보장’ 화물차 투자 사기… 160억 원 가로챈 운수업체 대표 구속

 

 

화물차 매입을 통한 안정적인 수익 배분을 내세워 수십 명의 투자자를 끌어모은 뒤 거액의 투자금을 가로챈 운수업체 대표가 경찰에 구속됐다. 제주경찰청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40대 운수업체 대표 A씨를 구속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장기간에 걸쳐 화물차 투자 사업을 가장한 사기 행각을 벌이며 총 16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투자자들에게 “화물차를 직접 매입해 물류 운송에 투입하고, 차량 1대당 매월 수백만 원의 고정 수익을 배분해주겠다”는 방식으로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물 운송 시장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현실적으로 들릴 수 있는 구조였고, 실제 화물차 한 대로 일정 수준의 매출이 발생한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하며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특히 A씨는 자신이 다년간 운수업을 운영해온 사업자라는 점을 강조하며 투자 안정성을 부각시켰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약 6년간 이 같은 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집했고, 피해자는 4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개인별 투자금은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십억 원에 달했다. 일부 투자자는 여러 차례에 걸쳐 추가 투자를 했고, 지인이나 가족을 소개하며 투자 규모가 점점 커진 사례도 확인됐다. 총 투자금 규모는 160억 원으로, 단일 운송 관련 투자 사기 사건으로는 상당한 규모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A씨가 약속한 화물차 매입과 운송 사업이 실제로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경찰은 A씨가 투자금 상당 부분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정황을 확인했다. 실제로 차량 구매에 사용된 자금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으며, 물류 운송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했다는 주장 역시 허위로 드러났다. A씨는 투자자들에게 정상적으로 사업이 운영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차량 매입 내역, 운송 실적, 월별 수익 정산표 등을 꾸며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른바 ‘정산내역서’는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는 핵심 도구였다. A씨는 매월 일정 시점마다 차량 번호와 운송 횟수, 매출액, 투자자별 배분 금액이 적힌 자료를 전달하며 “이번 달은 물동량이 늘었다”, “노선이 안정돼 수익이 개선됐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하지만 이 자료들은 실제 운송 기록과 일치하지 않았고, 일부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 차량을 기반으로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러한 허위 자료가 장기간 추가 투자를 유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피해자들이 이상 징후를 느끼기 시작한 것은 수익금 지급이 지연되거나 끊기면서부터다. 초기에는 일부 투자자에게 약속된 수익금이 지급되기도 했지만, 이는 신규 투자자의 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전형적인 돌려막기 방식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금 흐름이 막히자 수익금 지급은 중단됐고, A씨는 “거래처 정산이 늦어졌다”, “일시적인 물류 비수기” 등의 이유를 들어 시간을 끌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투자자들은 장기간 수익금을 받지 못한 채 원금 회수도 어려워지자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올해 2월 접수된 고소를 계기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고, 경찰은 금융 계좌 추적과 사업 실체 분석을 통해 사기 혐의를 입증했다. 특히 A씨의 사업 구조가 불특정 다수로부터 투자금을 모으는 유사수신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관련 혐의도 적용했다.

피해자 대부분은 호남 지역의 전·현직 교사와 그 가족으로 확인됐다. 비교적 안정적인 직업군이었던 만큼 “노후 대비” 또는 “자녀를 위한 투자” 목적으로 접근했다가 피해를 입은 사례가 많았다. 일부 피해자는 투자금 손실로 인해 가정이 붕괴되거나 개인 파산에 이르는 등 심각한 경제적·정신적 고통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피해 규모와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A씨에 대한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은 화물차와 물류 산업이라는 비교적 친숙하면서도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를 악용한 사기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실제로 화물차 한 대를 운영해 일정 수익을 얻는 구조는 존재하지만, 고정 수익을 보장하거나 투자 위험이 거의 없다고 홍보하는 방식은 현실적으로 성립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화물차 투자나 지입 형태를 내세운 고수익 보장형 상품은 구조부터 꼼꼼히 검증해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 추가 피해자가 더 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으며, A씨의 자금 사용처와 공범 여부도 함께 조사 중이다. 아울러 유사한 투자 사기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관련 업계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예방 홍보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번 사건은 고수익을 미끼로 한 투자 제안이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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