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인천지방경찰청
인천국제공항은 하루에도 수많은 국내외 이용객이 오가는 대한민국의 관문이다. 그러나 이 거대한 이동의 중심지에서 최근 심각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공항을 빠져나오는 승객을 대상으로 무허가 운송 영업을 하는 이른바 ‘불법 콜뛰기’ 차량이 조직적으로 활동해왔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공항 교통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 차량과 다르지 않지만, 이들 차량은 법적 보호 장치가 전혀 없는 위험한 선택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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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핵심은 ‘합법처럼 보이는 불법’이다. 이들은 자가용이나 렌터카를 이용해 공항 인근에서 승객에게 접근한다. 택시가 잘 잡히지 않거나 요금이 부담된다는 점을 파고들어 “바로 출발 가능하다”, “장거리도 싸게 간다”는 식으로 유혹한다. 일부는 외국어로 안내하며 외국인 관광객을 집중 공략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차량은 여객 운송 면허가 없는 상태에서 영업을 진행한 것으로, 법적으로는 명백한 불법 행위다. 수사 결과 드러난 구조는 단순 개인의 일탈이 아니었다. 운송을 총괄하는 상위 관리자를 중심으로, 중간 연결책과 실제 운전자가 역할을 나눠 움직이는 형태였다. 운전자는 차량을 몰고 승객을 태우는 역할에 집중하고, 연결책은 예약과 배차를 담당하며, 상위 관리자는 수익을 취합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구조는 단속을 피하기 쉽고, 문제가 생겨도 책임을 분산시키기 용이하다. 실제로 적발된 인원 대부분은 불구속 상태였지만, 그 규모와 조직성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수준이었다.
이러한 불법 운송이 특히 위험한 이유는 사고 발생 시 피해자가 보호받기 어렵다는 점이다. 합법 택시나 등록된 운송사업자는 의무 보험에 가입돼 있어 사고 발생 시 일정 수준의 보상이 가능하다. 그러나 무허가 차량은 해당 보험 적용이 되지 않거나, 아예 보험 자체가 없는 경우도 많다. 승객 입장에서는 단순 교통사고가 인생을 흔드는 문제로 확대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신원 확인이 어려운 운전자로 인해 범죄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에는 특정 국적 이용객을 대상으로 한 불법 운송 행위도 문제가 되고 있다. 언어 장벽과 정보 부족을 이용해 공식 교통수단인 것처럼 가장한 차량이 공항 주변을 맴돌며 승객을 태운다. 이들은 자국 메신저 앱이나 비공식 커뮤니티를 통해 운송을 알선하며, 국내 교통 질서의 사각지대를 파고든다. 이런 형태의 불법 운송은 국내 교통 체계뿐 아니라 국가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된다.
경찰과 관계 기관이 합동 단속에 나선 배경도 여기에 있다. 국제행사를 앞두고 공항 보안과 안전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단순 교통 위반을 넘어선 구조적 불법 행위가 확인된 것이다. 단속 과정에서는 현장 적발뿐 아니라 통신 기록, 계좌 흐름, 차량 이동 경로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해 조직 전체를 추적했다. 그 결과 다수의 관련자가 한꺼번에 수사 선상에 오르며 불법 운송의 실체가 드러났다.
사진출처 인천시
전문가들은 공항 이용객 스스로의 주의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공항에서 이용 가능한 교통수단은 명확히 정해져 있으며, 공식 표지와 안내를 갖춘 차량만이 합법적으로 승객을 태울 수 있다. 지나치게 저렴한 요금 제안이나, 터미널 밖에서 개별적으로 접근하는 차량은 한 번 더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잠깐의 편의를 선택했다가 더 큰 위험을 떠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항 교통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국가의 신뢰와 직결되는 문제다. 이번 대규모 적발은 불법 운송에 대한 경고이자, 제도적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계기가 되고 있다. 관계 당국은 지속적인 단속과 함께 제도 개선을 통해 합법 교통수단 이용 환경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용객 역시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판단 대신, 안전이 보장된 선택을 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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