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시가 국내 대형 화물차 시장의 친환경 전환을 앞당길 대규모 실증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기존 디젤 트랙터가 배출해왔던 대기오염물질과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이번 사업은 ‘전국 최초 수소전기 트랙터 화물운송 실증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되며, 울산시가 목표로 삼고 있는 ‘수소경제 중심 도시’ 구축 전략의 핵심 단계로 평가받습니다. 대형 트레일러를 견인하는 트랙터는 물류 운송 산업에서 필수적인 장비지만, 내연기관 중심의 구조 때문에 그간 탄소 배출량과 초미세먼지 배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습니다. 특히 디젤 기반의 대형 화물차는 승용차에 비해 미세먼지(PM10) 배출량이 153배, 초미세먼지(PM2.5)는 141배에 달하며, 고속도로 중심 물류 운송이 많은 한국에서는 환경적 부담이 더욱 심각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울산시의 이번 실증 사업은 단순한 친환경 실험이 아니라, 물류 산업 구조 전반을 ‘탄소 제로’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기 위한 첫 시도로 의미가 깊습니다.

이번 사업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는 것은 현대차가 울산시와 함께 개발한 신형 수소전기 트랙터입니다. 이 차량은 총중량 40톤 규모의 대형 화물 운송을 감당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350kW 고효율 모터와 5단 자동변속기, 188kW 연료전지스택 등을 탑재해 기존 디젤 트럭 대비 동력 성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했습니다. 특히 수소탱크 용량은 68kg(700bar)로 구성돼 한 번 충전으로 최대 761km 주행이 가능합니다. 전기 트럭이 충전에 긴 시간이 필요하고 주행거리 제약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소전기 트랙터는 대형 물류 운송 환경에 더욱 적합한 친환경 솔루션으로 평가됩니다. 충전 시간을 대폭 단축한 수소 시스템 덕분에 차량 운영 효율성도 높아지고, 기존 운송 패턴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 기대가 매우 큽니다. 울산시는 이 차량 1대가 디젤 차량을 대체할 경우 연간 70톤의 이산화탄소(CO₂)를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실증 운행에는 국내 대표 물류기업 3곳이 직접 참여합니다. CJ대한통운, 현대글로비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각각 울산을 중심으로 부산·창원·양산 등 산업 물류 중심지를 잇는 노선에 실증 차량을 투입합니다. 차량들은 향후 4년 동안 연간 약 4만km씩 운행하며, 컨테이너, 자동차 부품, 택배 화물 등 다양한 운송 업무를 수행합니다. 실제 화물 운송 현장에서의 성능 검증은 상용화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지표가 되기 때문에 이번 실증은 단순 시범 테스트가 아니라 ‘실제 물류 시장에서의 친환경 전환 가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단계로 평가됩니다. 기업들은 수소전기 트랙터가 기존 디젤 차량과 동일한 수준의 운송 효율성을 확보하는지, 혹은 운영비 절감 효과가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하게 되며, 만약 긍정적 결과가 도출되면 향후 대규모 차량 도입의 근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실증 사업이 본격적인 상용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해결해야 할 제도적 과제도 남아 있습니다. 현재 실증 차량의 길이는 18.7m로 국내 도로교통법상 허용되는 최대 기준인 16.7m를 초과합니다. 울산시는 이번 실증을 통해 차량 길이 규제의 현실화 필요성을 함께 제기할 계획입니다. 대형 화물차 시장의 친환경 전환을 위해서는 다양한 차종의 구조적 특성과 안전 기준을 반영한 규제 개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업계 전반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울산시 관계자는 “대형 수소전기 트랙터가 실제 물류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운행되기 위해서는 인프라 뿐만 아니라 규제 개선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함께 현재 울산이 보유한 국내 최대 수소 인프라 기반은 이번 실증의 강력한 발판이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울산은 전국 수소 생산 능력의 50%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188km 길이의 국내 최대 수소 배관망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울산수소 융복합밸리 조성, 수소 기반 도시철도 트램 도입(2029년 개통 예정), 2030년까지 수소충전소 45개 확충 계획 등 수소경제 구축을 위한 국책 사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여건은 수소전기 트랙터 실증이 울산에서 가장 먼저 시작될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합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이번 실증 사업은 단순히 수소차를 시험해 보는 단계가 아니라, 한국 물류 산업 전반을 무공해차 중심으로 재편하는 출발점”이라며 “울산을 시작으로 전국 대형 화물차 시장 전반에 탄소 제로 전환 분위기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울산시는 향후 현대차와 협력해 차량 생산 기반, 수소 공급 시스템, 유지관리 체계를 강화하며 수소전기 트랙터 상용화를 위한 조건을 빠르게 갖춰갈 방침입니다.

이번 실증 사업은 한국 물류 산업이 ‘탄소 제로 전환’이라는 대전환기를 마주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대형 화물차는 국가 물류 시스템의 핵심이지만, 동시에 탄소 배출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수소전기 트랙터의 상용화는 단순한 차량 교체가 아닌 산업 시스템 전체의 혁신을 의미합니다. 앞으로 4년간의 실증 결과가 향후 한국 대형 화물차 시장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기준이 될 것입니다. 울산에서 시작된 친환경 트랙터 운행이 실제 물류 현장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수소경제 중심 도시를 선포한 울산의 전략이 전국으로 확장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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